네가 남긴 얇은 종이 지붕 아래
거센 먹구름이 나를 삼키는 밤
따스했던 너의 온기는 다 젖고
나만 홀로 이 얼어붙은 계절에
창문을 때리는 회색빛 메아리
네가 떠난 자리엔 차가운 안개만
나란히 걷던 좁은 골목길의 온도
이제는 닿을 수 없는 신기루가 됐어
젖은 어깨를 감싸주던 너의 손길
아무리 털어내도 짙어지는 그리움
방향을 잃어버린 나의 작은 발걸음
아프게 번져가는 우리의 수채화
네가 남긴 얇은 종이 지붕 아래
거센 먹구름이 나를 삼키는 밤
따스했던 너의 온기는 다 젖고
나만 홀로 이 얼어붙은 계절에
시간이 멈춘 듯한 이 낯선 거리에
나를 지켜주던 너의 방패는 무너져
흐르는 빗물에 모든 게 지워져도
선명하게 남은 너의 목소리 하나
바보처럼 또 그 흔적을 따라가
갈 곳을 잃은 채 서성이는 내 그림자
어깨 위로 떨어지는 차가운 빗방울
이 비가 멈추면 너도 지워질까
네가 남긴 얇은 종이 지붕 아래
거센 먹구름이 나를 삼키는 밤
따스했던 너의 온기는 다 젖고
나만 홀로 이 얼어붙은 계절에
조금씩 찢겨진 우리의 기억들
바람에 날아가 흔적조차 없지만
네가 없는 이 텅 빈 풍경 속에서
나는 여전히 너의 그늘을 기다려
흐려지는 초점 속에 널 그려봐
닿을 수 없는 거리가 너무 미워져
어차피 다 젖어버린 내 마음인데
왜 아직도 널 피하지 못하는 걸까
네가 남긴 얇은 종이 지붕 아래
거센 먹구름이 나를 삼키는 밤
따스했던 너의 온기는 다 젖고
나만 홀로 이 얼어붙은 계절에
네가 남긴 얇은 종이 지붕 아래
거센 먹구름이 나를 삼키는 밤
따스했던 너의 온기는 다 젖고
나만 홀로 이 얼어붙은 계절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