너는 말했지
우린 여기까지일지 몰라
텅 빈 컵 두 잔
식어버린 대화 위에 놓인 채
괜찮다 했지
웃는 입가가 먼저 떨려
테이블 밑 손을
어설프게 숨기던 그 밤
그럴지도 모르지만
우리 아직 끝난 게 아닐지 몰라
다 잊은 줄 알았던 말들
혀끝에서 맴도는 걸 봐
그럴지도 모르지만
여기까지가 시작일지 몰라
조용하게 남은 네 이름
가슴 안쪽에 아직 살아
사진 정리해
지우다 멈춘 네 옆얼굴
작게 찍힌 빛
그때의 공기까지 선명해
잘 지내냐고
쓰다 지운 문장 몇 개
파란 불 하나
밤새 나를 비추던 그날
그럴지도 모르지만
우리 아직 끝난 게 아닐지 몰라
다 잊은 줄 알았던 말들
혀끝에서 맴도는 걸 봐
그럴지도 모르지만
여기까지가 시작일지 몰라
조용하게 남은 네 이름
가슴 안쪽에 아직 살아
다 그런 거라면
왜 이렇게 숨이 가빠와
다 지난 일이라면
왜 네 집골목만 돌게 될까
안 그런 척해도
익숙한 향기에 고개 들어
한 번만 돌리면
다시 마주칠 것만 같아